북한군에 총살당한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눈물로 쓴 손편지

북한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 A군이 5일 아버지를 월북 중 사살된 것으로 판단한 정부를 비난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다.

A군은 편지에서 아버지가 자진 월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아버지를 구조하지 못한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자신을 ‘연평도에서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로 소개한 A군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통령께 묻고 싶습니다”라며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저와 제 동생을 몰락시키는 현 상황을 바로 잡아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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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또 “(아빠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습니다.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 속에서 고통 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습니다”라면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습니다”라고 따졌다.

A군은 편지에서 아버지가 자진 월북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하셨습니다”라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이 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다니는 학교에 오셔서 직업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고 서해어업관리단 표창장,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받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장까지 제 눈으로 직접 보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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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또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본인만 알 수 있는 신상정보를 북에서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이름과 고향 등의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라며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누구나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A군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셨고 광복절 행사, 3·1절 행사 참여 등에서 아빠의 애국심도 보았습니다”라며 “예전에 마트에서 홍시를 사서 나오시며 길가에 앉아 계신 알지 못하는 한 할머니께 홍시를 내어 드리는 아빠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A군은 그러면서 편지 말미에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 그리고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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