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내용 빼라”…대학가 K팝 검열 의혹 휩싸인 중국

지난달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이 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후 현지 대학에서 BTS 관련 강의가 사전에 검열·차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대·피츠버그학원(SCUPI)에 근무하는 한국 국적 조교수인 정아름씨는 최근 경영대에서 K팝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강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학교로부터 BTS와 관련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 교수는 학교 측의 지시를 거부하고 강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SCM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학술기관이 강의 내용을, 그것도 국수주의자들이 제기하는 터무니없는 말을 근거로 강의 내용을 검열하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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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앞서 지난 10월7일 미국의 한미친선협회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BTS는 수상 소감 중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며, 국가존엄을 깎아내리는 발언”이라고 BTS를 맹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우호를 도모하자”며 진화에 나서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이번 사건은 일선 교육현장 등에서 BTS와 관련된 검열이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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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한국 K팝의 매력에 푹 빠진 가운데 K팝은 중국 당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변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 있는 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익명의 관계자는 “K팝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K팝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규제는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 때문이 아니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인한 한한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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