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전 오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외친 강원 산골 소년이 북한군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68년 12월 9일. 강원 평창 한 시골 마을에 살던 9살 어린이가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살해당한 아이가 살인자에게 죽기 직전 받은 질문은 한 가지.

“남조선이 좋냐? 아니면 북조선이 좋냐”

이 질문에 아이는 “나는 공산당이 싫단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내뱉은 뒤 오른쪽 입술 끝부터 귀밑까지 칼질을 당한 뒤 숨졌다.

아이의 이름은 이승복.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아이를 살해한 이들은 그해 11월 울진·삼척으로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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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복기록영화 / 이승복 기념관

이승복과 함께 가족들도 몰살당했다. 흉기로 36곳을 찔린 뒤 가까스로 살아남은 형 이학관(당시 16세), 이웃집 이사를 돕다가 뒤늦게 칼에 찔린 아버지, 그리고 할머니를 제외하고 일가족 4명이 같은 날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살아남은 가족들은 일평생 정신질환을 겪다가 눈을 감았다.

끔찍한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형 이학관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 무장공비가 가족을 몰아넣고 북괴 선전을 하자 동생이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후 공비들이 동생의 입을 찢고 가족들을 몰살시켰다”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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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 11일자 조선일보 기사 / 조선일보

세상 사람들은 이 소식에 크게 놀랐다. 북한 무장공비의 잔악함에 모두가 치를 떨었다.

이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실리며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하지만 1992년 조선일보의 조작 보도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제6차 교육과정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뒤인 2009년. 대법원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에 정확한 근거가 없지만 살아남은 형 이학관의 증언에 충분한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판결했다.

사실로 인정받은 것이다.

또 울진·삼척 침투 무장공비 일원 중 한 명인 김익풍 씨가 같은 해 이승복의 묘지를 찾아 추도사를 건네는 등 유가족에게 공개적으로 사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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