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휩싸인 차량 안에서 의식 잃은 100kg 거구의 운전자, 퇴근 중이던 경찰이 구했다

“경찰이라는 직업의식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했을 뿐입니다” 

전복 사고로 화재에 휩싸인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운전자를 경찰이 극적으로 구조해냈다.

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41분 부산 강서경찰서 인근 한 도로를 달리던 40대 운전자 A씨의 아우디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반대편 차로로 튕겨져 나가 전복된 것.

부산 강서경찰서 제공

차량 엔진에서 기름이 흘러나왔고, 엔진 쪽에서 불이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때 마침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고 있던 부산 강서경찰서 소속 박강학 민원실장(경감)이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박 실장은 곧바로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있던 소형 소화기를 들고 아우디 차량으로 뛰어가 진화에 나섰다.

경찰서 문을 나선 지 5분 만인 오후 10시 46분이었다.

이후 박 실장은 차량 운전석에서 조수석 쪽으로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부산 강서경찰서 제공

박 실장이 재빨리 조수석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아 발로 직접 문을 세게 걷어차자 극적으로 열렸다.

운전자 A씨는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박 실장은 있는 힘을 다해 A씨 발을 잡아당겨 그를 차 밖으로 끌어냈다.

평소 운동으로 꾸준히 몸을 단련해 온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A씨를 차량 밖으로 꺼내는 데 성공한 박 실장은 5m가량 더 끌고 간 뒤 운전자의 발을 내려놨다.

부산 강서경찰서 소속 박강학 민원실장

그러자 곧바로 차량은 ‘펑’하는 폭발음을 내며 활활 타올랐다.

조금만 늦었어도 두 사람 모두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신이 든 A씨는 박 실장에게 “생명의 은인이십니다”고 말한 뒤 펑펑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연합뉴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현재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

사고 당시 공포감을 느끼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 실장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아는 순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찰이라는 직업의식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많은 사람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