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식단’ 따로 만들어야 해 잠도 못 자고 노예처럼 일하는 취사병들

모든 부대에 비건식을 보급하기로 한 국방부의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채식주의의 확산에 따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엔 공감하나, 음식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취사병의 노고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모든 부대에서는 비건식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또 비건식의 종류를 추가해 식단을 다양화하고, 비건·락토 베지테리언 등 채식의 단계도 나눠 채식주의 병사에게 알맞은 식단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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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마다 ‘맞춤형 식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채식주의의 배급에 따른 인력과 예산은 터무니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맞춤형 식단을 위해서는 소요되는 인력이나 시간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취사 인력과 예산으로 병사마다 맞춤형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

더구나 비건식은 열량이 낮아, 장병 1인당 섭취해야 할 하루 열량 3천kcal를 채우려면 추가 식사까지 만들어야 한다.

가뜩이나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밥을 짓는 취사병의 노고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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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육군훈련소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한 김모씨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분의 밥을 짓는다. 이건 취사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정책”이라고 했다.

비건식을 제공하는 게 군의 특수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시 상황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도 개개인을 고려한 식단을 지급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한 육군 장교는 “전시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집단 전체가 아닌 개인의 성향을 존중해야 한다면 작전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시범 사업이고, 해결 방안은 계속해서 모색해 갈 것”이라며 “취사병의 어려움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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