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고수지만 아이들 앞이라 ‘묻지마 폭행’ 꾹 참고 맞은 태권도 관장님 (영상)

 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이 어린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태권도장 운영하는 관장입니다. 아이들 보는 앞에서 묻지마 폭행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한다는 관장 A씨에 따르면 그는 전날 오후 4시 10분쯤 하원을 위해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았다.

이때 한 남성이 다가와 “네가 선생이냐, 관장이냐” 삿대질을 하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주먹으로 A씨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당황한 A씨는 이 남성이 아이들에게도 위협을 가할 것이 우려돼 곧바로 차에서 내려 운전석 문을 닫고 상대를 밀치며 방어에 나섰다.

A씨는 가해 남성에게 “누구신데 저를 때리시냐. 저를 아시냐”고 물었지만, 남성이 더 흥분해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게 묻지마 폭행이구나 생각했다”면서 “얼굴을 집중적으로 7~8대 구타 당하다 보니 더 이상 맞으면 큰일 날 것 같아 최대한 방어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상대를 공격할 뻔했다”면서도 “차량에 타고 있던 아이들과 동네 주민분들 앞에서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화는 났지만 입술을 꾹 깨물며 참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가해 남성이) 만약 차량에 타고 있던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려 했다면 저도 그땐 당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상황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한 후에야 마무리됐다. 경찰이 도착하자 가해 남성은 A씨에게 “제가 그쪽을 때렸냐”며 폭행 사실을 발뺌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7시께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성을 잃지 않고 잘 참으셨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혹시 몰라 (가해자가) 저나 아이들에게 원한이 있는 분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더라. 가해자도 아이 아빠인데 술을 마신 상태였고 우연히 지나가다가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는 과정이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폭행을 했다고 하더라”고 황당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는 “이 사건으로 저는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장면을 바로 목격한 우리 아이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늘 믿고 따르던 관장님이 맞기만 하고 공격을 못 하고 있으니 ‘우리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면서 울먹이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녀가 있었다면 당장 관장님 계신 태원도 학원에 보낼 것”, “일단 잘 참았다”, “아이들한텐 참아야 했던 이유를 잘 설명하면 될 듯하다”, “그 순간 아이들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참 선생님이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우리 아이가 다녔던 태권도 학원 같은데, 관장님 실력도 좋으시고 아이들 진심으로 대하시는 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A씨에 따르면 그를 폭행한 가해 남성은 경찰에 입건돼 조사 후 귀가 조치 됐으며, A씨는 30일 오후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