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침’으로 코로나19 검사한다···”정확도 92%”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자 방역당국이 다음주부터 유전자 증폭 진단검사에 검체 채취가 쉬운 타액(침) 검사를 차례로 도입한다.

정확도가 떨어져 가짜 양성 등 우려가 있는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일반인이 아닌 수도권 정신병원이나 요양병원 중 희망하는 기관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한다.

나성웅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1부본부장은 7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은 9월부터 일선 의료기관에서 간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타액검사법을 검증해왔다”며 “매우 높은 정확도를 확인해 완성단계에 이르게 돼 다음주부터 이를 순차 보급해 편리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검사 장비나 시약 부족이 아닌 검체 채취의 어려움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검체 채취는 콧구멍이나 입 등에 긴 면봉을 깊숙이 넣어 채취했는데 특히 노약자의 경우 호흡기를 통한 검체 채취에 어려움이 많았다.

나 본부장은 “검체 채취를 획기적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어 전반적인 검사 역량이 늘어나고 검사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액검사에는 현재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사용하는 동일한 키트를 사용할 수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정확도는 현재 PCR 검사 검체 채취 방법 대비 특이도는 100% 수준이었고 약 92% 이상의 민감도를 보였다. 특이도는 음성 환자를 음성으로 찾아내는 정도이고 민감도는 양성 환자를 양성으로 확인하는 정도를 가리킨다.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건 실제 양성 환자를 양성으로 판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방역당국은 검사용보다는 증상이 있는 사람의 양성 여부나 요양기관 내 선별 검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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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본부장은 또 “의료현장에서 검사 결과 즉시 확인 가능한 항원 검사를 적극 도입토록 하겠다”면서 “특히 별도 진단장비가 없어도 진단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응급실, 격오지(隔奧地) 등에서 활용성이 높고 요양병원의 스크리닝 검사에도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의 경우 상주 의료인이 자체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신속 항원검사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수도권부터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속 항원검사는 15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민감도 등이 모두 유전자 검사에 비해 떨어진다. 여기에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검체를 채취할 경우 채취 과정에서 정확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검체 채취 행위를 의료인만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법률과도 맞지 않는다.

이에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검사를 하는 범위에 한정해 도입하겠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신속항원검사는 다소 정확도가 미흡하다는 단점이 있어 위양성률(음성을 양성으로 잘못 파악하는 비율)이 높다는 한계가 있지만 발생률이 높아진 순간에는 사용상 장점이 많다”면서도 “일반인구보다는 환자발생 가능성이 높은 요양시설이라든가 아니면 격오지라든가 응급실 같은 활용성이 높은 쪽부터 접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역량 개선에도 나선다. 코로나19 사태가 11개월째 지속되면서 방역요원과 역학조사 요원의 업무 부담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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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나 본부장은 “현재 환자 증가에 따라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역학조사를 지원할 수 있는 지원 인력을 투입해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역학조사 요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알렸다.

방대본은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수도권의 역학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군·경 수습을 기초 교육을 거쳐 지자체, 역학조사 지원 인력으로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나 본부장은 “(역학조사 지원 인력을) 역학조사 결과 정보 입력, 추적조사 지원, 검체 이송 등 주로 역학조사관 내 행정지원 부분에 투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 “질병청 소속 역학조사관 인력 지원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단기간 역학조사 인력을 양성하긴 어렵다”면서 “역학조사 지원 인력이 과로한 역학조사관들의 업무를 분담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역학 조사와 환자 관리가 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역학조사 역량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신속 항원검사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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