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돌보던 의사가 환자에게 마취제 투여해 ‘안락사’ 시킨 이유

일 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전 세계는 의료체제 붕괴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매일 수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미국과 유럽은 심각한 상황이다.

병상은 물론 의료진도 부족해 손을 써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확진자들도 있으며 시신을 보관할 곳도 부족해 여기저기 방치된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한 의사가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병상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현지를 충격에 빠뜨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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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모스카 / Il Riform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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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포착된 이탈리아 코로나19 병동 상황 / Lastampa

지난 2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이탈리아 의사 카를로 모스카(Carlo Mosca, 47)가 환자 나탈레 바시(Natale Bassi, 61)와 안젤로 팔레티(Angelo Paletti, 80)에게 치사량의 마취제를 투여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해 이탈리아 전역이 충격에 빠진 지난해 3월 발생했으며 검찰의 체포 관련 법률 문서가 공개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모스카는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전신 마취제인 석시닐콜린(Succinylcholine)과 프로포폴(Propofol)을 투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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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보통 코로나19 병동에서는 환자를 호흡기에 삽관을 시행하면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마취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망한 두 환자는 삽관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취제의 사용이 불필요했던 것이다.

모스카가 일하는 병원에서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이러한 마취제의 주문이 70% 증가했지만, 이 기간에 단 5명의 환자만이 삽관을 시행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말, 익명의 제소가 이뤄졌다. 법률 문서에는 모스카가 간호사를 시켜 자신의 행적을 감추려 하는 내용이 담긴 왓츠앱 메시지도 담겨있어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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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모스카 / La Provincia di Cremona

간호사들은 서로 ‘그가 삽관하지 않고 약을 투여하라고 했나?’, ‘병상 확보를 위해 환자를 죽이는 것은 말도 안 돼’, ‘이건 진짜 미친 짓이야’와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검찰에 따르면 자신이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모스카가 간호사들에게 거짓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그의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다. 모스카가 환자가 코로나19 말기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임상 데이트를 편집, 의심을 사지 않도록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모스카는 지금까지 마취제를 투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그는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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