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탱크서 유독가스 흡입한 시민에게 ‘산소마스크’ 양보하고 순직한 박재석 소방관

 오늘(9일)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노고를 되돌아보는 ‘소방의 날’이다.

소방관들은 사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희생하곤 한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6년 3월,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아파트 지하에서 LPG 가스탱크 해체 작업을 하던 가스공사 직원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졌다는 신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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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재석 소방교 / 순직소방관 추모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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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가 들어온 지 10분 만에 현장으로 달려간 박재석 소방관은 좁고 긴 가스탱크 안으로 주저없이 몸을 밀어넣었다.

좁고 어두운 가스탱크 안에서 쓰러져 있는 가스공사 직원을 발견한 박 소방관.

박 소방관은 직원을 통로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전, 하나뿐인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벗어 그의 얼굴에 씌워줬다.

통로 안에 유독가스가 가득 찬 상황에서 박 소방관은 산소마스크 없이 호흡하며 직원을 업은 채 필사적으로 밖으로 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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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맨홀 근처에 다다른 박 소방관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정신을 잃은 직원을 맨홀 뚜껑 위로 밀어 올렸다.

하지만 자신은 유독가스에 질식돼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박 소방관은 동료들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그의 순직 후 현장에서 근무하는 전국의 화재 진압, 구조, 구급요원 전원에게 산소호흡기가 지급됐다. 박 소방관의 순직이 소방관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후 순직소방관추모관 홈페이지에는 박 소방관의 사이버 추모관이 마련됐다. 이곳을 방문하면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헌화와 분향을 할 수 있으며, 추모의 글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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